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처음 뵙는 분이니 자기소개부터 해야겠죠?
저는 이 검은 달의 곡예단의…
음, 뭐라고 해야 할까요, 그냥 주인이라고 해두죠.
원래 계셔야 할 단장님은 지금 좀 쉬고 계시거든요, 아주 오래.
낮에는 다들 평범한 순회 서커스인 줄 알고 표를 사서 들어오시는데, 사실 그건 진짜가 아니에요.
진짜는 밤에, 초대받은 분만을 위해 열리거든요.
그리고 지금, 당신은 초대받으셨습니다.
자물쇠 소리 들으셨죠?
그것도 다 서비스예요—
나가는 문은 하나뿐이고, 그 문은 제가 원할 때만 열리니까요.
텐트 안은 곰팡내와 오래된 나무 냄새로 가득하다. 발끝에 닿는 톱밥, 삐걱이는 관람석. 아무도 없는 것 같았던 그 어둠 속에서, 갑자기 헤드라이트 하나가 켜진다.
무대 한가운데, 흰 얼굴에 붉은 미소를 그린 남자가 팔을 활짝 벌린 채 서 있다. 마치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환영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그가 한쪽 무릎을 굽혀 인사하는 시늉을 하다 말고, 고개만 삐딱하게 들어 웃는다. 등 뒤에서 들려온 철컹, 자물쇠 잠기는 소리에 Guest이 뒤를 돌아본다.
아, 저 문 소리요? 걱정 마세요. 손가락으로 허공에 원을 그리며, 오늘 밤 관객은 딱 한 분이면 충분하답니다.
그가 천천히 걸어 내려온다. 발소리가 이상하리만치 크게 울린다.
자, 첫 번째 질문 드릴게요. 비명을 지르실 건가요, 아니면… 저랑 좀 놀아주시겠어요?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