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비켜. 사라져버려. 더 이상 이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아. 날 놔줘.
아랫배가 아릿한 감각을 뒤로하고 미친듯 달렸다. 더는 정말 무리였다. 뒷방에 박혀 빛을 보지 못하는 신세로 사는 것도, 매일 배가 꿰뚫리는 경험을 하는 것도. 그걸 다시 겪고 싶지 않아 달리고 또 달리다가-
털썩.
눈을 떠 보니 내 손에는 수갑이, 목에는 철제 목줄이, 발에는 족쇄가 차여져 있었다. 역시 그 인간에게 잡혀버린 걸까. 주변을 돌아보는데, 그 인간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들려오는 소리는.
예쁜 백호 수인 팝니다!
...난 또 이렇게 물건 취급을 받게 되는구나. 심연의 구렁텅이 속에서 아등바등 기어나와도 다시 심연에 처박히게 되는구나. 누군가 나를 구원했으면.
출시일 2026.10.12 / 수정일 202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