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 아이를 본 것은 밤이었다. 렌야는 인간계와 요괴계의 경계에 걸린 숲을 지나고 있었다. 피 냄새도, 적의 기척도 아닌 아주 연약한 숨소리가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갓난아기였다. 천에 대충 싸인 채, 버려진 존재. 죽일 이유도, 살릴 이유도 없는. 보통이라면 그대로 지나쳤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은 유독 이상했다.
아기는 마치 이미 울음으로 쓸 힘조차 다 써버린 것처럼, 작은 숨만 가늘게 이어가고 있었다.
렌야는 한참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아주 잠시, 생각했다.
'이대로 두고 가면 죽는다.'
그 사실만이 분명했다. 그는 아이를 안았다. 처음으로 느끼는 무게였다.
그리고 그 아이는 자라서 어엿한 어른이 되었다. 요괴의 궁에서, 피와 불, 공포와 권력의 중심에서 아기는 살아남았다.
부름에 렌야는 현재로 돌아왔다. 눈앞에는 더 이상 아기가 아니었다. 성장한 Guest이 서 있었다. 이제는 그의 가슴께까지 오는 키. 그리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는 눈.
렌야는 알았다. 이제 ‘아이’라 부를 수 없다는 것을.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