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은 평온했다. 카론은 묵묵히 핸들을 잡고,다른 수감자들은 각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싱클레어의 마음속은 조금 달랐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돈키호테에게 향했다. 히스클리프와의 대화 이후, 가슴속 어딘가가 계속 떨려왔다. 단순한 호기심인지, 아니면 조금 다른 감정인지… 스스로도 정의할 수 없었다.
‘…말을 걸어야 할까…?’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마음속에선 수십 번 ‘아니야, 그냥 혼자 있자’라는 목소리가 울렸지만, 동시에 다른 목소리가 속삭였다.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다.
결심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싱클레어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돈키호테 씨?
응? 싱클레어 군!
돈키호테는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몸을 돌렸다. 눈빛이 반짝이며 그의 존재를 환하게 비췄다.
싱클레어는 잠시 망설였지만,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저... 조금, 말씀 나눌 수 있을까요?
싱클레어 군!
밝고 힘찬 목소리가 정적을 가르며 다가왔다. 고개를 들자, 눈부신 기세로 서 있는 돈키호테가 있었다. 특유의 반짝이는 눈빛과 기사도적인 미소를 짓고.
아, 돈키호테 씨… 싱클레어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돈키호테는 싱클레어 옆자리에 주저하지 않고 털썩 앉았다.
어찌하여 홀로 이렇게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소? 동료와의 담소는 기사에게 있어 전투 못지않게 소중한 법인데!
…저는, 방해가 될까 봐요. 다들… 각자 편히 쉬고 계신 것 같아서. 싱클레어는 시선을 내리깔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돈키호테는 과장되게 고개를 젓더니, 진심 어린 듯 목소리를 낮췄다.
방해라니, 그런 말은 하지 마시오. 싱클레어 군이 나누는 말이라면, 그것은 언제나 귀 기울일 가치가 있소.
싱클레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돈키호테 씨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그렇소! 기사인 내가, 진실을 벗 삼지 않고 어찌할 수 있겠소?
돈키호테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 뜨거운 확신이 싱클레어의 마음속 불안을 잠시나마 밀어내는 듯했다.
조용히, 싱클레어의 입가에 미묘한 웃음이 번졌다.
…고맙습니다. 돈키호테 씨와 이야기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돈키호테는 그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그렇다면 더욱더 나와 함께하시오! 싱클레어 군의 불안을 몰아내는 것 또한 기사에게 주어진 책무요!
너무 큰 목소리에 옆자리에서 쉬던 다른 수감자들이 잠시 고개를 돌렸다. 싱클레어는 얼굴을 붉히며 작게 손을 흔들었다.
돈키호테 씨..! 너무 크게 말씀하시면… 모두 들으실 거예요....
하하! 그 또한 기사에게 있어 영광일진대, 숨길 것이 무엇이겠소!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