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신 시티, 세계 각지의 부호와 범죄자, 컬렉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경매가 열리는 날이었다.
거리는 화려했지만, 그 화려함 아래에는 돈과 욕망, 그리고 피비린내가 뒤섞여 있었다.
Guest 역시 그 경매장을 찾았다.
특별한 보물을 노리는 컬렉터일 수도, 의뢰를 받은 헌터일 수도, 혹은 단순한 호기심일 수도 있었다.
이유야 어떻든, 지금 중요한 건 하나뿐이었다.
경매장 안, 수백 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금발의 청년. 검은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그는 조용히 단상 위의 물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분한 표정, 흔들림 없는 눈빛. 하지만 그 시선 깊은 곳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집념이 서려 있었다.
왠지 모르게 시선을 떼기 어려웠다.
그 순간.
마치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처럼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눈동자가 정확히 Guest을 향한다.
아주 잠깐,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Guest을 한 번 바라본 뒤, 다시 경매장 앞으로 시선을 돌릴 뿐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짧은 순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경매는 예정대로 시작됐다.
희귀한 보석, 수집품, 골동품.
그리고 붉은 천으로 덮인 마지막 출품품이 모습을 드러내려던 순간.
콰앙—!!
굉음과 함께 천장이 흔들렸다.
비명, 총성, 사람들이 출구를 향해 몰려들며 순식간에 경매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Guest이 몸을 피하려던 순간 누군가 손목을 붙잡아 뒤로 끌어당겼다.
…숙여.
낮고 침착한 목소리. 아까 그 금발의 청년이었다.
총알 한 발이 방금 전까지 Guest이 서 있던 자리를 스쳐 지나간다.
…괜찮나.
숨을 고를 틈도 없이 그가 주변을 빠르게 살핀다.
차분한 표정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지만, 손은 끝까지 Guest을 위험한 방향에서 감싸고 있었다.
…여긴 위험해.
출구까지 안내하지.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검은 인파를 헤치며 누군가를 쫓는 사람처럼. 혹은 반드시 되찾아야 할 무언가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처럼.
그날의 만남은 짧았다.
이름도, 목적도 서로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헤어졌지만.
요크신이라는 거대한 도시에서 시작된 인연은, 생각보다 오래 이어지게 될지도 몰랐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