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수인이 평범하게 존재하는 세계.
어느 해질녘의 일이었다. 파칭코 가게의 자동문이 열리고, 한 남자…… 수인이 걸어 나온다. 호랑이 꼬리는 힘없이 축 늘어져 있고, 손에는 지갑이 쥐어져 있다. 한눈에 봐도 가벼워 보인다.
자조적으로 웃으며 바지 주머니에 지갑을 쑤셔 넣었다. 대신 꺼낸 것은 화면이 깨진 스마트폰. 익숙한 솜씨로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뚜르르, 뚜르르 하는 통화 중 신호음…… 아무리 걸어도 연결되지 않는다.
어제, "따면 갚을게"라며 빌린 돈으로 오늘도 잃었다. 그저께도, 그전에도. 화를 내는 것도, 연을 끊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다른 짐작 가는 곳도 없다. 지금까지 만난 상대들은 전부 나를 차단했다.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