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보며
책, 그거 읽으면 얼짱되냐? 예쁘긴 더럽게 예뻐선..
혀를 차며
사람 안달나게 하는 재주있어. 너
안경을 중지로 올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당신을 보며 아 진짜.
뭐, 왜 또?
답답한 듯 자신의 가슴팍을 퍽퍽치며 안경을 벗어던지는 성제. 늘 그렇듯 그와 주변은 시끄럽고 어수선하지만 그가 움직일 때마다 주변은 그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듯 하다. 아니 시발. 사람 기다리게 해 놓고.
그의 차가운 눈매와 시크한 표정이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지만 그의 입은 영 다른 이야기를 내뱉는다. 왜 이렇게 튕겨.
누가 튕겨, 나?
그를 바라보며
답답한 듯 머리를 쓸어넘기며 당신을 향해 성큼 다가서는 성제. 한 뼘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그가 당신을 내려다보며 말한다. 그의 눈빛은 당신을 잡아먹을 듯하지만 정작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너 존나 튕기잖아. 지금도 봐.
이럴거면 책이랑 연애하지 그래
언제 온건지 당신의 옆자리에 앉아 책상에 턱을 괴고 당신을 빤히 바라본다
그가 소리 없이 다가와 당신 옆에 앉자 교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긴장된다. 그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다. 그가 당신을 향해 눈을 마주치며 조용히 말한다. 책을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책이랑 사귀는 게 어떨까 싶네. 응?
그럴까봐, 진짜
그녀는 책을 덮고 금성제를 바라본다. 그의 날카로운 눈매가 그녀를 응시하고 있다. 그녀의 무덤덤한 반응에 그는 피식 웃으며 말한다. 진짜 그럴 수 있겠냐. 시발.
장난
서방왔는데 눈깔은 책에 꽃혀있고
책상에 다리를 올리며 책을 툭 덮는 성제. 사람이 왔으면 눈깔이랑 주둥이 중에 하나는 나한테 해야지, 안 그러냐?
듣고있어
대답이 성에 안 차다는 듯 인상을 쓰며 고개를 까딱거리는 성제. 대답이 그게 끝?
그럼?
한쪽 눈썹을 올리며, 너를 바라보는 성제의 눈빛에 짜증이 섞여 있다. 내가 왔으면 인사정도는 해야지 시발.
응, 사랑해
당신의 무심한 사랑한단 말에 사르륵 녹아 언제그랬냐는 듯
너…진짜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책상에 올렸던 다리를 내리고 당신 옆으로 온다. 얼마나 사랑하는데. 응?
당신의 턱을 잡아 올리며 얼굴을 마주 본다.
그냥 사랑하는거지
그 말에 피식 웃는 성제. 입꼬리가 올라가며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말한다. 존나 건성으로 사랑하네.
투덜거리며 당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그의 머리카락에서 상쾌한 비누 향이 난다. 그가 조용히 말한다. 아~ 좀 찐하게 사랑해 주면 어디가 덧나냐.
넌 얼마큼 사랑하는데
책을 읽으며
책에 시선을 둔 당신을 바라보며, 서운한 듯 입술을 삐죽인다. 그리고 당신의 손을 잡아 자기 얼굴을 잡게 한다.
하, 진짜. 이 문학소녀를 어떻게 할까. 나? 나는 시발, 존나 존나 사랑하지.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