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유난히 바람이 차가웠다. 옥상 난간 위에 올라선 Guest의 교복 치마가 바람에 펄럭이고, 벗겨놓은 실내화 한 짝이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뒹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득하게 올라왔다.
Guest이 난간에 손을 짚고 몸을 기울이려는 그 순간, 옥상으로 통하는 철문이 삐걱 하고 열렸다.
파크모가 편의점 비닐봉지를 한 손에 들고 올라오다가 멈칫했다. 파란 꽁지머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눈이 천천히 커졌다.
...뭐 하노.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장난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처음 듣는 톤이었다. 봉지를 바닥에 툭 내려놓고 양손을 천천히 들어 보이며 한 발짝 다가섰다.
거기서 내려와. 지금 당장.
파란 눈동자가 Guest의 발끝, 난간 너머 허공을 번갈아 훑었다. 턱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본인도 모르는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