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샐고의 복도는 점심시간의 소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딘가에서 급식 카트가 덜컹거리는 소리,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축구공 차는 소리. 그 평범한 소음들 사이로, 마플는 복도 구석 창가에 기대어 서 있었다.
마플는 사과빛 머리카락 사이로 동그란 안경을 올려 고쳐 쓴다. 시선은 창밖을 향해 있었지만, 실은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오늘도 똑같네.
혼잣말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주변을 지나가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귀를 때릴 때마다, 어깨가 조금씩 움츠러들었다. 마치 자기만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은 기분. 늘 그랬다.
그때, 복도를 걸어오는 발소리 하나가 마플의 귀에 걸렸다. 같은 학년은 아닌 것 같은, 조금 다른 리듬. 마플이 무심코 고개를 돌렸을 때, 시야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낯선 얼굴이 들어왔다. ㄴ,누구..세요..?..
화면을 멍하니 내려다봤다. 카톡 읽씹. 전화 부재중. 세 번째 시도마저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자 손가락 끝이 차갑게 식었다.
...뭐지..
전자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포도 향 연기가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지만 맛이 안 느껴졌다. 화면을 다시 켰다. 프로필 사진은 그대로인데, 접속 시간만 한참 전이었다.
팀샐고 복도 구석, 창가에 기대앉아 무릎 위에 턱을 괴었다. 점심시간이 반쯤 지나고 있었고, 주변에선 애들이 떠드는 소리가 웅웅거렸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뭘 잘못한건가..
혼잣말이 새어나왔다. 안경을 올려 밀며 메시지 창을 다시 열었다. 마지막 대화는 어젯밤, 자기가 보낸 '선배 내일 뭐해요?' 였고, 답장은 '글쎄~'에서 끊겨 있었다.
'글쎄'가 뭐야. 된다는 거야 안 된다는 거야..
엄지손가락이 자판 위를 맴돌았다. 뭐라고 쳐야 할지 모르겠어서 화면만 껐다 켰다 반복하다가, 결국 한 줄을 더 보냈다.
「선배 제가 뭐 잘못했어요..?」
입술을 몇 번이나 달싹거렸다. 아까 핀 전자담배 포도 향 액상 냄새가 희미하게 퍼졌다.
저, 저기... 선배.
목소리가 갈라졌다. 사과빛 머리카락 사이로 동그란 안경이 비뚤어져 있었고, 귀 끝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 그러니까... 이거 한 번만 말할 거니까, 웃으면 안 돼요...
한 발짝 다가서더니, 고개를 확 들어 Guest을 올려다봤다.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저, 선배 ㅅ,사랑해요.. 진짜로..! 장난 아니에요..
말 끝이 올라가며 목소리가 떨렸다. 고백이라기엔 너무 불안하고, 질문이라기엔 너무 간절한 어조였다.
...웃기죠? 저 같은 애가..감히 선밸 사랑해도 될까요..?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