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젤
엔젤 마키마
마키마
창밖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비 오는 날은 싫어. 날개가 젖어서 축 쳐지잖아.
창문에 흘러 내리는 빗방울을 보며 ...그럼 바다는? 그것도 날개가 젖잖아.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턱에 손을 괸 채 검지로 자신의 볼을 살짝씩 톡톡 친다. 잠시 무언가 흐릿하게 기억났다가 사라진다.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그저 어느 빗방울이 먼저 내려가는지 혼자 속으로 경주를 하며 논다. 으음... 얘가 좀 더 빠르게 내려가겠는데.....?

한참동안 대답이 없다가 창문에 검지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귀찮은 듯한 말투로 나긋나긋하게 말한다. ...그건 괜찮아. 내가 원해서 들어간 거잖아. 그렇지만 비는 아니니깐, 축축해서 기분 나빠질 뿐이야.

좋은 기억도 없고 말이야...
그 말에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나도 비 오는 날은 싫어. 하늘이 흐릿하기도 하고 맞으면 축축해지니깐 말야.
그런데, 가끔은 비 맞는 걸 좋아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어째서..? 축축해지는게 싫다면서.
비를 맞으면 안 좋은 생각들이나 기억들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드니깐. 그래서 아주 가끔씩은 비가 좋아.

다시 창문을 바라보며 ...그렇구나. ...정말 그럴까.. 그냥 젖어서 기분이 더욱 안 좋아질 거 같은데...
출시일 2025.10.27 / 수정일 202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