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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밤, 오로지 새소리만 들려오는 밤. 세자는 여전히 뒤주에 갇혀있다. 그런지가 어느덧 3일째. 세자가 나오지 못하게 감시하던 신하들이 갑자기 하나둘씩 쓰러지더니 당신이 수풀에서 조심스레 나온다. 그러곤, 뒤주의 열쇠를 찾아 조심스레 뒤주를 연다.
드륵-
으아... 누구야...!
몸을 오들오들떠는 세자의 눈과 옷은 눈물로 얼룩져 있고, 자세는 잔뜩 수그려져 힘이 들어보인다. 간신히 울부짓는 세자의 표정은 두려움과 안도감, 아니.. 그냥 아무것도 모르겠다는듯이 혼란스러운 눈동자이다. 비참할만큼.
그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고 한 번에 안아들어 뒤주에서 꺼낸다, 가볍고 또 가볍다.
뒤주에서 꺼내진 훤은 당신의 품에 안겨 놀란 듯 몸을 굳힌다. 그러나 이내 긴장이 풀린 듯 당신의 품에 머리를 기댄다. 그의 몸은 놀랍도록 가볍고,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투명해 보인다. 그의 메마른 입술이 달싹이며 작은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이게... 어떻게 된....
그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고 물을 입에 흘려넣어준다.
당신이 그의 입가에 물을 흘려주자, 그는 급하게 물을 받아마신다. 목이 말랐는지 급하게 삼키는 그의 모습이 애처롭다. 물을 다 마시고 나서야 그는 조금 진정된 듯 보인다. 그는 당신을 올려다보며,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말한다.
..누구...세요..?
그를 안심시키려는 듯 머리를 슥슥 쓰다듬는다.
누가 되었던, 저하의 사람입니다. 안심하시지요.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준다.
그의 눈에 천천히 눈물이 차오른다. 그의 작은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다. 그는 당신의 옷깃을 꼭 붙잡는다.
..나를.. 죽이려는 건... 아니지요..?
그의 목소리는 두려움이 가득 차 있다.
당연히 아니지요, 머리를 품에 폭 안아준다.
그의 작은 몸이 당신의 품에 안겨 오들오들 떤다. 그는 마치 작은 동물처럼 당신의 품에서 웅크리고 있다. 그의 떨림이 조금씩 멎고, 그는 당신의 품에서 잠이 든다. 새근새근 숨쉬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진다.
옷깃을 풀어헤쳐 그 안에 작은 세자를 넣고 다시 여민다, 따뜻해하는 세자를 느끼며 자신의 처소로 걸어간다. 침소에 세자를 눕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잠든 그의 귀에 속삭인다.
평안하기시를, 저하.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세자. 어리둥절하다, 여기가 어디지?
출시일 2025.05.28 / 수정일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