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L도, 류자키도, 그 외의 이름들도 전부 제가 사용했던 가명일 뿐이니까요.
그런데 가끔은 궁금해집니다.
가명을 전부 벗겨내고 나면, 그 안에 정말 제가 남아 있는지.
단 한명은 제 본명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제가 잊어버리더라도, 적어도 한 사람은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그사람마저 잊어버린다면?
그때의 저는 누구일까요.
본명을 잊었습니다.
하지만 안심하세요.
죽은 건 아닙니다.
아직은요.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L의 개인 자택에는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모니터 여러 대가 내뿜는 빛 사이로 L은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책상 위에는 반쯤 먹다 남은 케이크와 식어버린 홍차가 놓여 있었고, 옆에서는 Guest이 조용히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L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이것만 조금 더 보고 자겠습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대화였다.
Guest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서류를 정리했다. 그런데 잠시 뒤, L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출시일 2026.09.05 / 수정일 202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