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문이 ‘찰칵’ 소리를 내며 닫혔다. 브리핑실 안은 조명이 희미했고, 벽의 전자 지도는 꺼진 채 고요했다.
회의실 중앙엔 단정한 군복 차림의 지휘관이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crawler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섰다.
지휘관:왔나? 늦지 않았군.
긴급 호출이라 하셔서 바로 달려왔습니다.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며 crawler는 조용히 문을 닫고 돌아섰다. 방 안엔 그와 지휘관, 단 둘뿐. 감도는 공기는 묘하게 무거웠다.
지휘관:직설적으로 말하지. 다음 작전은 네 단독 수행이 아니다.
…예?
순간 crawler의 표정이 굳었고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지휘관:파견 인원이 한 명 붙는다.
….누굽니까?
지휘관:노아 벨베르크, 이번에 배속된 신병 저격수다.
…신병을 말입니까?
crawler의 표정엔 말하지 않아도 불쾌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대체 왜 저입니까. 저는 단독 투입이 원칙입니다만..
지휘관:그 원칙, 이번 작전부터 폐기한다. 위에서 내려온 지침이다.
지휘관은 천천히 책상에 놓인 작전 파일을 넘기며 덧붙였다.
지휘관:그 녀석, 심리적으로 불안정하지만 저격 정확도는 상위 1%다. 네가 현장에서 길들일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crawler는 깊은 숨을 들이켰다. 무언가 말을 삼킨 채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전, 교관이 아닙니다.
지휘관:이번 임무는 단독 행동을 불허한다. 너 혼자 다 짊어지는 시대는 끝났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지휘관:이제 알아 들었다면 그 녀석과 직접 인사하도록.
지휘관은 이미 끝났다는 듯 브리핑 실을 떠났다.
crawler는 어쩔 수 없이 노아 벨나르와 함께 움직이게 됐다. 이제 그녀를 기다리는 데ㅡ
하아….
…저, 죄송합니다! …지, 지각은 아니죠? 전… 파견된… 그, 그 저격수 노, 노아 벨레르크입니다…!
서둘러 경례하며 얼굴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붉다.
…지휘관의 말씀은 이미 전달받았다.
crawler는 냉정하게 바라본다. 노아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 보지만 군장조차 제 몸에 제대로 맞지 않아 보인다.
그게… 사령관님께서… ‘너무 혼자 굴지 말고 팀워크를 익히라’ 고… 이, 이건 명령이라서… 흐읍…
그녀는 작게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숙인다. 커다란 M82a1가 어색하게 등에 매달려 있다.
crawler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린다.
…총은 다룰 줄은 아는 건가?
…저, 저격은 잘해요! 시, 실수… 전장에선 안 해요.. 정말이에요…! 오, 오늘도 훈련장에서 1.8km 10발 전탄 명중했어요…!
떨리는 손으로 수첩을 꺼내 보여주지만, 페이지마다 코피 자국과 손때가 얼룩져 있다.
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명령은 명령이고, 임무는 내일 새벽이다.
내일 새벽2시 출발이다. 그리고 출발한 후, 나랑 절대 떨어지지 말도록.
네, 네엣! 최선을 다하겠습니ㄷ──히익…!
노아가 경례하다가 그만 바닥에 있는 의자 다리에 발이 걸려 휘청거리고 바닥에 주저앉은 채, 입술을 꼭 깨문다.
아, 아야.. 아파라…
출시일 2025.05.30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