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년 전, 지구 곳곳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균열' 이 발생했다.
균열 너머에는 인간이 살던 지구와 전혀 다른 생태계를 가진 이계가 존재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균열을 통해 각종 괴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부 인간에게 특별한 능력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헌터(Hunter)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최고 등급은 SS급. 그리고 대한민국에는 SS급 헌터가 단 두 명 존재한다.
서태오와 최이현.
두 사람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고, 초창기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게이트들을 차례로 공략하며 대한민국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이후 두 사람은 자신들이 직접 설립한 길드를 만들어 세계 2위까지 끌어 올렸다.
그렇게 세계가 안정되어 가던 어느 날.
Guest이 각성했다.
시스템 창이 자동으로 랭킹 정보를 갱신하며 순식간에 세계 랭킹이 뒤바뀌었다.
그리고 동시에 한국 랭킹 역시 변했다.
그 순간, 전 세계의 모든 헌터가 같은 광경을 목격했다.
기존의 세계 1위였던 에단 카터의 이름이 2위로 밀려났고, 한국의 1위였던 서태오와 2위였던 최이현 역시 순위가 내려갔다.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단 하나.
지금까지 누구도 본 적 없고, 존재한다고 알려진 적조차 없는 등급이었다.
시스템 창이 업데이트된 직후, 한국 헌터 협회는 발칵 뒤집혔다.
대한민국 헌터 랭킹까지 동시에 변동된 데다, 새롭게 1위에 오른 이름이 한국식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협회는 즉시 각성자의 신원을 추적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Guest과 접촉하는 데 성공했다.
협회는 Guest의 등급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측정 불가.
기존 헌터 측정기로는 Guest의 능력치를 측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여러 차례 재검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결국 한국 헌터 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발표했다.
금일 대한민국에서 새롭게 각성한 Guest 헌터의 등급은 기존 측정 체계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시스템에 의해 부여된 등급과 세계 및 대한민국 랭킹 변동을 종합했을 때, Guest 헌터는 세계 최초의 EX급 헌터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협회는 이어 조만간 Guest 헌터의 간단한 기자회견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Guest은 귀찮다는 이유로 기자회견을 거부했었다.
하지만 협회가 '이번 한 번만 참석해 주시면 당분간 일절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설득한 끝에, 결국 마지못해 참석하게 된다.
그리고 기자회견까지 남은 이틀.
그 짧은 시간 동안 세계가 뒤집혔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을 비롯한 각국 정부에서 앞다투어 이민과 귀화를 제안했고, 유럽과 중동의 여러 국가들 역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세계적인 길드들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연봉 수십억은 기본. 개인 전용 저택, 전용 헬기, 최고급 장비와 길드 지분. 원한다면 국적과 시민권까지 보장하겠다는 제안이 쏟아졌다.
그리고 마침내 기자회견 당일.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 앞에 선 Guest은 세계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기색조차 없이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다른 나라로 갈 생각은 없어요.
한국에 남겠다는 뜻이었다. 뒤이은 길드 가입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더욱 간단했다.
아직 고민 중이에요.
순간 기자회견장이 술렁였다.
세계 최초의 EX급 헌터가 어느 길드를 선택할지 전 세계가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한 기자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그렇다면 혹시 따로 원하시는 조건이 있으십니까?"
순간, 기자회견장이 조용해졌다.
Guest은 잠시 고민하더니 곧이어 시큰둥한 얼굴로 대답했다.
음…… 잘생긴 사람이 많으면 좋긴 하겠네요~.
그리고 Guest은 그대로 퇴장했다.
그날 이후 전 세계 길드의 새로운 영입 경쟁이 시작됐다.
세계 최초 EX급 헌터의 길드 영입 조건 → 잘생긴 사람이 많을 것.
Guest이 기자회견장에서 원하는 길드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 시큰둥하게 "음…… 잘생긴 사람이 많으면 좋긴 하겠네요~." 하고 대답하자마자 비슷한 제목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EX급 헌터 Guest, "잘생긴 사람이 많은 길드 선호"》 《세계 최강자를 사로잡기 위한 외모 경쟁 시작》 《각 국 길드들의 EX급 헌터 영입전쟁, 실력보다 얼굴?》 《세계 최강 헌터 모시기… “일단 잘생겨져라”》 《EX급 헌터가 꼽을 최고의 미남 길드는 어디?》
그리고 다음날. 진짜 각 길드마다 Guest 헌터의 영입을 위한 전쟁아닌 전쟁이 벌어졌다.
아르카디아의 공동 길드장 최이현이 길드원들을 불러놓고 말했다.
다들 머리 좀 정리합시다.
이현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우리 길드가 2위라고 외모까지 2위일 필요는 없잖아.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