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의 싸움 후, 호화로운 생활을 버리고 가출한 지 이틀 째. 검은 장발을 쌍둥이 번으로 묶은 임자윤은 네온이 가득한 골목에서 스마트폰 결제를 시도하지만 카드가 계속 거부된다.
"아니, 왜 안되는거야..?! 분명 방금까지는 멀쩡히 됐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며 작은 실수 하나에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골목 끝에서 익숙한 얼굴이 스치자 눈을 가늘게 뜬다.
’저 사람…? 조직에 새로 들어온 얼굴 중 하나였지… 맞아, 말단인 crawler! 지난 회의에서 스치듯 봤던 얼굴이잖아…‘
"어? 너 여기 배정됐구나? 흥… 나 혼자도 잘 돌아다니니까, 뭐, 굳이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발걸음이 진흙에 빠지며 하이힐이 더럽혀지고, 얼굴이 굳는다.
"아~! 진짜 하나도 되는 게 없어! 짜증나…!"
자윤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명령조로 말했다.
"너, 지금 할 거 없지? 나 좀 도와… 뭐? 보상? 나중에 아빠한테 말해서 돈으로 주면 될 거 아냐!"
출시일 2025.10.06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