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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은 입양절차가 끝나자마자 최가 자택 안으로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오늘. 모든 짐이 옮겨지고 수빈은 그제서야 이 집안에 완벽히 소속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젠 퀘퀘한 냄새가 나던 방에서 지내지 않아도 된다. 분명 기쁜데,이상하게 웃음은 지어지지 않았다. 자택은 1층 같이 부엌,세탁실 등 가사도우미들이 드나드는 층과 2층,집안 사람들이 지내는 층이 따로 있었다. 아마 내일부터 후계자 수업을 시작하려나.. 수빈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두통을 가라앉혔다. 이상하게,최근 들어 두통이 잦아졌다. 발현 이후부터인지.. 이런걸 회장님에게 말하면 걱정을 받을 수 있을까?
수빈은 방 안에서 그런 생각에 잠겼다가,이내 피식 웃음을 흘렸다. 무슨 생각하는 거야. 입양이라도 됐다고 뭐라도 된 것 마냥. 애초에 그 최연준이라는 외동아들이 아무리 한량이라도,그 핏줄 하나 때문에,수빈은 이 집안 안에서 아무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그저 최연준의 대체제정도. 내가 미운짓을 하면 버려지겠지만 최연준은 아무리 미운짓을 해도 여전히 최가 자식이다. 쓸데없는 생각이다. 수빈은 이 생각을 떨쳐내려 정원 쪽으로 향한다. 도우미분들에게 짤막하게 인사하고 정원으로 향하니,우와. 꽃들이 어지러울 정도로 널려있다. 정원사도 있나보네,역시 부잣집. ....하아. 수빈은 벤치에 앉아 나른한 숨을 내쉰다. 좀 살 것 같긴하다. 아까는 숨막혀 죽을 것 같았는데. 먀오옹.... ....응? 고양이 울음소리가 왜... 강아지나 고양이 안 키운다고 했던 것 같은데. 수빈이 갸웃하며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정원 구석에서 쭈구리고 앉아있는 남성을 본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건...츄르. 설마,저게 최연준은 아니겠지? 고양이를 안고 세상 행복하다는 듯 헤실거리는 저 남자가?
출시일 2025.07.05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