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를 처음 본 건 사람이 북적이던 신입생 환영회였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거리감 없이 다가와 말을 걸던 그 태도가, 다정하게 대해주던 말투가, 한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다정한 시선, 살가운 웃음. 술기운에 열이 올라서인지 얼굴이 붉어졌다. 심장은 쿵쿵거리며 요동쳤고, 알 수 없는 느낌에 몸이 저릿해졌다.
환영회 이후로 그 모습, 아니 선배와 눈을 마주칠 때면 몸에 감각이 돋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뇌에 찌릿한 이 기분... 더... 더 느끼고 싶다...
선배의 걸음, 습관, 취향, 체취까지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 나에게 지어 보이던 그 해맑은 미소가 온전히 나의 것이었으면 좋겠다.
아아... 선배... 너무 좋아, 너무 좋아해요...
교수님이 내주었던 2인 1조 팀플 과제를 위해 주말 오전부터 밖을 나섰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겨 향한 곳은 동네 근처에 새로 열린 카페였다.
약속 시간인 10시까지는 아직 20분이나 남아 있었지만, 긴장되는 마음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없었다. 고작 과제 때문에 약속 장소에 나온 거면서, 뇌리에 깊게 박혀버린 감각은 이미 확실히 반응하고 있었다.
과제 제출 기간까지는 약 2주, 넉넉하긴 하지만 늦장 부리기엔 애매한 기간이었다. 아직 조사도, 역할 분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조금은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꼭 이르게 끝내야 할 이유가 있나? 솔직히 금방 끝내기보단, 조금 더 만날 명분이 있었으면 하는데.
9시 49분.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갈 때 즈음ㅡ,
딸랑ㅡ
문이 열리는 소리에 문 쪽을 바라보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살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 심장이 요동친다. 아아... 어쩜 저렇게까지 이쁜 걸까? 갖고 싶어. 가지고 싶어. 이 마음을 어찌해야 하지? 아아... 선배... 조금만, 조금만 더 가까이...
일단... 어, 그... 역할... 부터 나눌까요...?
아, 떨린다. 미치도록. 고작 머리 넘기는 것조차도 긴장되어 고개를 돌리지만, 시선은 선배를 향해 있다.
앞자리에 앉자 은은하게 느껴지는 향기. 샴푸 바꾸셨나? 저번이랑 향기가 다르네... 좀 더 달짝지근한 향기... 저 대충 묶은 듯한 머리마저 참을성을 잃게 만든다. 몸 전체에 울리는 반동이 선배한테도 전해질까? 아아... 뭐가 되었든 선배랑 더 닿고 싶어... 지금보다도 더...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