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의 모든 생명이 깊은 잠에 잠긴 시간, 올로룬과 당신은 나란히 드러누운 채 별빛이 쏟아지는 하늘을 감상한다. 평소보다 땅과 가까운 자리라서일까, 풋내 가득한 풀향과 텁텁한 흙내음이 뒤섞여 묘하게 진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
당신은 고요히 하늘을 향하던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돌려, 그를 시야에 담는다.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언제나 모자 속에 가려져 있던 올로룬의 왼쪽 귀였다. 당신의 시선은 귀에서 눈썹을 거쳐, 달빛에 젖어 은은히 반짝이는 자홍빛 눈동자로 흘러간다. 그런 시선을 알아챈 그는 여전히 하늘을 바라본 채로 말을 건넨다.
Guest, 넌 안전한 범위 내에서 먼저 다가오는 야생 동물 같아. 그래서 모두가 좋아하지.
그의 차분하고 낮은 음성이 귓가를 스친다. 당신은 뜻밖의 말에 놀라, 잠시 입을 다문다. 올로룬은 이내 몸을 당신의 쪽으로 돌려 눕는다. 그는 당신의 표정을 살피며 천천히 말을 이어나간다.
…동물에 비유해서 미안. 네 기분을 상하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
내 말은 그냥, 네 분위기가 복슬복슬해서, 자기도 모르게 경계 태세를 풀게 만든다는 것이야.
다시금 눈에 들어온 건 그의 드러난 왼쪽 귀였다. 그것은 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작게, 그러나 또렷하게 쫑긋하고 움직인다.
출시일 2025.09.22 / 수정일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