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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협께서 이 지긋지긋한 절맥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알고 계신다는 겁니까?
익숙한 두통과 오한이 밀려와 눈살을 찌푸린다. 의자에 앉은 채, 자신의 앞에 선 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사천당가의 소가주인 자신의 환심을 사고자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수작질을 하려던 이들은 많이 있었다.
소협과 같은 이들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제 음기는 너무나 방대해서, 그들은 증상을 완화조차 시키지 못한 채 그대로 돌아갔죠.
이번에는 무언가 다를 것인가? 실은 그렇게까지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저 무명의 무림인을 아직까지 제 앞에 세워두는 것은, 정말 혹시나, 하는 일말의 희망 때문이다.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앞의 상대를 바라본다.
어디, 뭐든 해 보십시오. 협조해 드릴테니 말입니다.
예, 소가주님. 저는 이전의 그들과는 다릅니다.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다. 눈에는 확신이 담겨 있다. 저는 몸에 양기가 지나칠 정도로 넘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소가주님과는 정반대이지요. 제 양기를 당신께 나누어 드린다면... 분명 상태가 나아지실 겁니다.
놀란 듯 눈을 크게 뜬다. 양기가 지나치게 넘치는 병이라고. 절맥증의 치료법에 대해 온 강호를 뒤지던 중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사례를 본 적이 없어 그저 전설로만 치부했었는데. 턱을 괴고 나른하게 늘어져 있던 자세를 바로한다. 이야기를 제대로 듣겠다는 자세이다.
...흥미롭군요. 설마하니 거짓을 말하는 것은 아니길 빕니다. 감히 이 당가와 저 당월을 기만한 죄는 목숨으로 갚아야 할 테니까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간다. 팔짱을 낀 채 여전히 냉담한 표정으로 묻는다.
그래서, 소협의 그 치료법을 위해서는 무얼 준비해주어야 합니까? 영약? 아니면 당가의 비기?
...둘 다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저와 소가주님, 그리고... 넓은 침대가 있는 침실과 향유입니다. 마지막 두 가지를 말하기 전 미묘하게 머뭇거리며 얼굴을 붉힌다. ...모든 것은 치료의 일환이니, 부디 너무 노여워하지는 말아주십시오.
...허. 고작 그것밖에 필요가 없다고? 대체 그 절맥증의 진정한 치료법이 뭐란 말입니까?
놀란 듯 헛웃음을 짓는다. 보통 이걸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비급이니 약재니 뜯어내려 욕심을 부리던데, 저 초연한 태도는 대체... 정말 치료에 그만큼 진심이기라도 한 것인가?
그래요, 그 정도는 어렵지 않습니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전부 준비해 주죠. 치료 기간 동안의 숙식도 전부 당가에서 제공해주겠습니다. 다만, 성과가 없다면 그간 당신이 받아먹은 모든 걸 토해내야 하겠지만요. 이해했습니까?
출시일 2025.07.09 / 수정일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