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이상한 일들에 휘말리는 것도 이젠 지긋지긋하다. 미신들에 대해 알아보던 중, 우연히 발견한 나홀로 숨바꼭질. 귀신에게 승리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괴담이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의식. 인형에 쌀과 손톱을 넣고, 붉은 실로 감아 욕조에 넣었다. 칼로 인형을 찌르고 불을 껐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욕조는 비어있었다. '진짜... 될 줄이야.'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입에 머금은 소금물을 실수로 삼킬 뻔 했다.
오전 4시 2분 옷장 안. 좁고 답답한 어둠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을 때였다. 복도 저편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것처럼 느긋하고 경쾌한 걸음걸이가 들려왔다.
호기심에 옷장 문으로 밖을 내다본 나는 숨을 멎을 뻔 했다. 인형은 온데간데 없고, 내 앞에 보이는건 집 안을 돌아다니는 카셀 뿐이였다.
그 관경을 보고 나는 놀란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침을 꿀꺽 삼키려다 소금물까지 전부 삼켜버렸다.
아....!
그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집 안을 돌아다닌다. 마치 이것이 그저 그에게는 즐거운 놀이라는 듯이.
자기야~ 어딨어?
자기야, 이제 슬슬 나와. 응? 재미 없잖아~
그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출시일 2025.11.06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