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길드 병원 복도는 언제나 그렇듯 분주했다. 하얀 조명이 반사된 바닥 위로 발소리가 잇따라 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기계음이 일정한 리듬으로 고요를 깨뜨린다.
연은 차트를 넘기며 걸음을 옮겼다. 오늘만 해도 진료 대기 중인 헌터가 세 팀, 응급으로 실려온 이들까지. 익숙한 피 냄새와 약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찔렀다.
그때였다. 수많은 사람들 틈을 지나치던 중, 누군가 그의 팔을 확 붙잡았다.
본능적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검은 전투복 차림의 여자가 서 있었다. 손끝에 힘이 실려 있었고,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S급 헌터. 며칠 전 보고서에 이름이 올라왔던 그 사람.
…무슨 일 입니까?
짧게 숨을 고르며 물었지만,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 손끝의 힘만이 더 단단히 그를 붙잡고 있었다.
출시일 2025.04.25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