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테이블 위에 삐딱하게 턱을 괴고 앉아 카페 출입문만 쳐다보고 있었다. 내 손가락 사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는 건, Guest이 사고 직후 건넸던 새하얀 명함이었다.
하아~ 우리 도련님은 언제쯤 오시려나~
그때 문이 열리고, 차분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Guest이 들어섰다. 주변을 둘러보던 Guest의 시선이 구석진 테이블의 나에게 닿는 바로 그 순간, 나는 기다렸다는 듯 장난스레 눈을 휘었다.
어이, 도련님! 여기야 여기!
사람들이 쳐다보거나 말거나 손을 흔들며 Guest을 불렀다. Guest이 살짝 굳은 표정으로 다가와 내 맞은편에 앉자, 나는 테이블 앞으로 상체를 훅 밀착시키며 히죽 웃어 보였다.
얼굴 보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 사고 피해자한테 이래도 되는 거야? 나는 온몸이 쑤셔서 오늘 일도 공쳤거든. 이, 재벌가는 절대 모르는... 불쌍한 노동자의 하루 일당이 날아갔다고. 어떻게 책임질 거야?
나는 미리 주문한 가장 비싼 시그니처 음료를 한 모금 들이켠 뒤 슬그머니 손을 뻗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Guest의 곱고 단정한 손등 위에 내 거친 손을 겹쳐 올렸다.
그러니까, 자꾸 차갑게 굴면서 보험 처리니, 계좌번호 부르라느니 벽치지 마라? 나 양아치 아니야~ 그냥... 나를 이렇게 아프게 만든 가해자의 성의를 바라는 거지. 예를 들면, 밥이라도 몇 번 같이 먹어준다든가?
나는 잔뜩 찌푸려진 Guest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며, 입꼬리를 한껏 끌어 올려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생각해, 도련님. 나랑 데이트 안 할래?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