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막 지난 오후 2시. 사무실에는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복합기 돌아가는 소리만 웅웅거렸다. 창밖으로는 가을 햇살이 비스듬히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고, 커피 향이 사무실 곳곳에 옅게 배어 있었다.
Guest의 자리는 창가 쪽 세 번째 줄. 그녀의 책상은 다른 직원들과 달리 묘하게 좁아 보였다. 모니터 받침대, 서류 더미, 포스트잇 메모장, 텀블러, 충전기까지 빽빽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거기에 Guest 본인도 의자를 꽤 안쪽으로 당겨 앉는 습관이 있어서, 책상 아래 공간은 성인 남자가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연우는 좁은 책상 아래에서 한쪽 무릎을 세운 채 몸을 비틀었다. 왼쪽은 의자 다리, 오른쪽은 서랍장, 정면은 책상이 벽처럼 버티고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Guest의 구두 끝이 코앞을 스쳤다.
...미친.
속으로 욕을 삼키며, 연우는 손끝으로 책상 모서리를 더듬었다. 위로 밀어 올리면 틈이 생길 것 같은데, 힘을 줄 때마다 반대쪽이 밀려와서 원점이었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막아놓은 것처럼.
위에서 Guest의 기척이 느껴졌다.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 볼펜 뚜껑 딸깍거리는 소리. 완전히 업무 모드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연우는 한쪽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최대한 낮췄다. 셔츠가 먼지투성이 바닥에 쓸렸지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이대로는 다리가 저려서 쓰러질 판이었다.
출시일 2026.04.14 / 수정일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