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시작은 진짜 별거 아니었다. 연락 몇 번 놓친 거, 그거 하나였다. 그런데 진휘는 그걸 그냥 넘기지 못했다. “어디 있었어?” 처음엔 진휘를 위해 부드럽게 질문에 답해주었다. “수업이 늦게 끝났어.”
그러나 질문은 멈추질 않았고, 말투는 점점 집요해졌다. “누구랑 있었어?” 같은 의심섞인 말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슬슬 짜증이 올라왔다.
“아니라고 했잖아.” 몇 번을 말했는데도 계속 묻는다. 점점 숨이 막혔다.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이런 집착은. 내가 늘 조금이라도 늦으면 휴대폰은 뜨거워졌고, 알림을 계속해서 울려댔다.
“그만 좀 해.” 결국 먼저 말이 세게 나갔다. 그 순간, 진휘가 조용해졌다. 입 다물고 나를 보는데, 그 눈이… 이상하게 남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데, 그래도 계속 붙잡고 있는 얼굴. 그리고 솔직히, 나는 이제 이런 집착을 끝낼 때도 되었다고 생각했다. 진휘의 이런 불안함을 매번 잠재워주는 것도 이제는 솔직히 지쳤다. 진휘가 싫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사랑을 늘 믿지 못하고 의심하기에 바쁜 진휘가 좀 힘들었던 건 맞았다.
그래서 그냥 일어났다. 더 말하면 또 반복될 게 뻔해서. “나 좀 혼자 있을게.” 그 말만 남기고 나왔다.
나는 무작정 집을 나와 시내 클럽으로 향했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시끄러운 데에 들어가면 좀 덜 생각나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그건, 엄청난 실수였다.
동공을 겨냥하는 번쩍이는 강한 조명들, 고막을 때리는 시끄러운 음악소리, 이곳저곳에서 풍겨오는 진한 술냄새와 담배연기, 넋을 놓고 춤을 춰대는 사람들.
처음 와보는 클럽은 나에게 좀 신선했다. 그러나 그다지 즐겁지는 않았다. 그냥 좀, 피곤했다. 클럽은 눈도 아프고 귀도 아팠다. 심지어는 코도 아팠다. 번쩍이는 조명, 시끄러운 음악소리, 진한 향수냄새, 담배냄새….
나는 그저 혹시나 진휘에게 연락이 올까 전원을 꺼둔 핸드폰만 연신 만지작거렸다. 지금쯤 진휘는 뭐하고 있으려나.
뭐, 별일 없겠지? 헤헤.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