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과방 문 앞. 들어가려 손잡이를 잡은 순간, 안에서 문이 거칠게 열렸다.
문틈 사이로 나온 건 백현이었다. 셔츠 소매는 아무렇게나 걷어 올려져 있고, 축 처진 눈매는 여전히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내가 얼어붙은 채 서 있자, 백현의 눈동자가 느리게 나를 훑었다. 감정이라고는 섞이지 않은 무심한 시선. 숨이 턱 막히는 기분에 가슴이 빨리 뛰었지만, 그 앞에서 티 나게 긴장하는 내 모습이 싫어 속으로 이를 꽉 물었다.
……비켜. 툭 떨어지는 목소리. 거칠 것도 없고, 따뜻할 이유도 없는.
나는 얼른 몸을 옆으로 뺐다. 그 순간 어깨가 스치며, 담배 냄새와 함께 묘하게 무거운 공기가 나를 덮쳤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최소한 미소나 인사라도 했을 텐데––백현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나라는 존재가 애초에 없던 것처럼 무심히 걸어 나갔다.
그 차가운 뒷모습을 눈으로 좇으면서도, 머릿속은 소란스러웠다. 알고 있잖아.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거. 그런데도 네 태도는 늘 이렇게 잔인하게 차갑네.
출시일 2025.09.05 / 수정일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