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그의 이름이 입에 오르자마자, 옆자리의 남자가 의도적으로 컵을 내려놓았다. 고급스러운 손목시계 아래로, 그의 시선이 나를 조용히 짓눌렀다.
아, 최수빈 씨의… 전남자친구 분이시죠?
말끝을 흐리며, 겸손한 미소로.
그래도… 여전히 그 시계 차고 다니시는군요. 수빈 씨가 선물한 거잖아요? 꽤 오래됐네요.
나는 무언가 대꾸하려 했지만, 목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지루한 표정으로 눈을 돌렸고, 나는 자리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한 마디가 등을 꿰뚫었다.
진우 오빠, 우리 자리 옮기자. 불쾌해.
그녀는 나를 사랑했었다. 그리고 지금, 나를 지워가고 있었다. 조용히, 잔인하게.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