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했던 하루였다. 아무런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은, 그런 평범한 날.
···그렇게 하루를 지겹게 보내나 싶었다. 지겨운 일들을 겨우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참에, 누군가를 부딪혀 넘어졌다.
짜증을 뒤로하고, 나를 넘어지게 한 놈이 누구인가 하고 고개를 들어보았다.
그런데··· 얼굴이 곱고 희던, 마치 신이 만들어낸 존재같이 아름다운 인간이 내게 손을 내미며 서 있었다.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한동안 벙쪄서 그 인간을 계속 쳐다보았다. 어찌 이런 아름다운 존재가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 건지. 몇십 분 동안 머릿속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결론은, '그냥 잘생겼으니 땡 치자'···였던가. 뭐, 어쨌건. 정신을 차린 뒤 몸에 붙은 먼지들을 툭툭 털고는, 그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괜찮아요.
···지금 보니, 소년은 나보다 작고, 어려 보였다. 그는 어쩔 줄 모르며, 미안하다는 듯이 내게 말했다. 죄송해요···. 급히 나가려다가··. 방금까지 화났던 나의 생각이, 싹 녹아내리며 사라졌다. 지금은, 그저 '귀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 얼굴에 넘어가지 않을 자가 과연 있을까? 감히 내가 추측하자면, 아마 없을 것이다.
출시일 2025.03.23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