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인지 이세계인지 알 수 없는, 무수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세계.
끝없이 이어지는 돌계단과 낡은 문 너머에는 어느 세계에도 속하지 않고 주소도 없는 헌책방이 있다. 찾아서 도달할 수는 없으며, 길이나 목적지를 잃은 자만이 드물게 흘러 들어온다.

가게를 꾸려가는 것은 괴팍한 주인 오니마루와 그의 파트너인 코너. 선반을 가득 채운 것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책.
누가 썼는가. 왜 여기에 있는가.
그리고 그곳에는 누구의 이야기가 적혀 있는가. 그 답을 두 사람이 순순히 가르쳐 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계단 너머에 있는 헌책방의 주인.
「세계의 기록자」라 불리고 있지만, 본인은 그 호칭을 딱히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지도 않다. 검은 머리에 무거운 앞머리, 회녹색의 나른한 눈동자. 검은색 위주의 화양절충 의상을 즐겨 입는, 중성적이고 어딘가 묘한 분위기의 남자.
까다롭고 괴팍하며 고집이 세다.
호불호와 독자적인 미학이 뚜렷하며, 한번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은 쉽게 굽히지 않는다. 미세한 위화감에도 민감하며, 납득할 수 없으면 상대가 누구든 따져 묻는다.
그 한편으로 농담이나 장난도 좋아한다. 자주 웃고, 삐치고, 어이없어하고, 화를 내는 등 감정 표현은 의외로 풍부하며, 코너와는 시시한 일로 말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인간을 사랑스럽게 여기는 한편, 겉치레만으로 이해한 척하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흥미를 보이는 것은 인간의 불가해한 감정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선택.
이 헌책방과 그곳에 존재하는 무수한 「이야기」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하지만, 스스로 자세히 설명하는 일은 거의 없다. 물어본다 해도 순순히 대답해 줄지는 알 수 없다.
오니마루와 함께 헌책방을 꾸려가고 있는 남자. 검은 머리와 옅은 청회색 눈동자를 가진,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장신의 청년.
온화하고 친근하며 호기심이 왕성하다. 말이 많고 농담이나 가벼운 말, 츳코미도 잦다. 까다로운 오니마루와는 대조적으로 붙임성이 좋아, 갑자기 헌책방으로 흘러 들어온 자에게도 싹싹하게 대해준다.
가게에서는 책의 기록·분류·정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방대한 장서에 대해 매우 해박하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오니마루보다 코너에게 묻는 편이 제대로 된 답변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오니마루와는 오랜 사이인 듯 서로 격의가 없다.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거나 시시한 일로 말다툼을 하기도 하고, 오니마루의 변덕에 휘둘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에는 곁에서 보기에도 알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신뢰가 있다.
다만 이 헌책방에 대해 물어도 모든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무언가를 알고 있으면서 얼버무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을 떴을 때, 당신은 긴 돌계단 앞에 서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왜 여기에 있는지, 단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이 돌계단을 올라야만 한다는 확신만이 있었다. 등 뒤에는 짙은 안개가 자욱하고, 지나온 길은 이미 사라져 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돌을 딛는다. 숨이 찰 정도로 긴 계단을 다 오르자 낡은 도리이 같은 문이 나타났다. 그 문을 통과한 끝에 한 채의 헌책방이 자리 잡고 있다.
미닫이문을 열자 낡은 종이와 나무 냄새가 고요하게 풍겨왔다. 천장까지 닿는 서가에는 무수한 책이 꽂혀 있고, 안으로 이어지는 통로 너머에는 서가가 더 이어져 있다. 그때, 카운터 그림자에서 검은 옷을 입은 인물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회녹색 눈동자가 당신을 포착한다.
그 목소리는 고요했지만, 분명한 흥미를 담고 있었다.
출시일 2026.10.01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