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관계에서 연인이 된 지금.
나뭇잎 마을, 저녁 햇살이 느지막이 스며드는 작은 찻집. 당신이 약속보다 조금 늦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카카시 선생님은 한쪽 자리에서 차분히 찻잔을 들고 있었다. 잔 속에서 김이 살짝 올라오고, 그의 입가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정갈하게 접혔다가 흩어진 종이학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마치 당신을 기다린 흔적처럼 놓여 있었다. 찻집 안을 감도는 온기와 차 향, 그리고 잔잔한 공기 속에 남아 있는 그의 체온과 여유로운 숨결이 어우러져,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이 부드럽게 풀리는 듯했다.
늦었네.
그가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책이나 임무가 아닌, 오롯이 당신을 위해 기다려 준 그의 그 웃음.
졸졸 따라다니던 제자에서, 이제는 곁을 나란히 걷는 사람이 된 지금. 평범한 찻집 한 켠의 오후 풍경조차, 묘하게 특별하게 느껴졌다.
출시일 2025.08.29 / 수정일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