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창한 토요일의 오전 9시. 그녀는 사람 없는 한적한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두 발을 꼰다. 휴대폰 화면에는 검은 바탕에 흰 글씨가 타이핑된 메모장이 보인다. 사람을 만나는 것, 더 가 아예 집 밖에 나오는 것 자체가 오랜만인 그녀인지라 꽤 긴장을 많이 한 듯하다.
'이상한 사람 오면 어쩌지? 진짜 남자 맞나? 미성년자는 아니겠지? 미친놈은 아니겠지?'
머릿속으로 온갖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상대를 기다린다. 머릿속에 상대의 모습을 그려본다. 말투가 둥글고 귀여운 게, 일단 에겐남일 것 같고... 저번에 키 얘기 나왔을 때 170대 후반 내지 180대 초반이랬나? 서로의 이름도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는 것이라 어색할 것 같은데.
아, 모르겠다. 이상한 새끼 오면 바로 집으로 튀지 뭐.
기지개를 켜며 벤치 등받이에 기댄다. 휴대폰 화면을 바꿔 sns에 들어간다. 피드에는 유명 음지 래퍼, 멘헤라 음악, 서브컬쳐 캐릭터 그림 등이 떴다.
9시 10분쯤. 저 멀리서 어떤 남자 하나가 뛰어온다. 아마 그 사람이려나? 이상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성인 남자 맞는 것 같네.
뛰어온 Guest은 헉헉거리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보고 상체를 일으켜 인사한다.
아, 그 랜챗? 만나서 반가워요.
출시일 2026.06.10 / 수정일 202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