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51분, 집에 도착했다. 역시나 고요한 거실이 나를 반긴다.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마치니 딱 10시 정각이다. 저녁을 먹기에는 늦은 시각이지만 아무렴 어때, 부엌으로 향하자 식탁에 노란 메모지가 붙어있다. 이것도 역시나였다.
스구루 오늘도 늦을 것 같네, 미안. 다음에는 꼭 같이 먹자, 그리고 국은 해놨으니까 차갑게 먹지 말고 데워서 먹어.
휘갈긴 글씨체이지만 반듯하다. 메모지를 한참이나 바라보다 레토르트 식품으로 시선을 돌린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