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인한 거짓말에 가려진 사랑.

켄자쿠가 알려준 장소에 가서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온 crawler. 켄자쿠가 머물고 있는 해변가로 터벅터벅 걸어가며, 가끔 발에 채이는 모래를 툭툭 빼낸다.
···
어느새 비치 베드에 누워있는 켄자쿠를 발견하고,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에게 다가갈 때마다 모래에 발이 점점 더 깊게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능구렁이에게 제 발로 걸어가는 기분이었지만, 애써 무시했다.
... 나 왔어.
발을 햇빛에 내놓은 채 까딱거리며 일광욕을 즐기던 켄자쿠는, 내 목소리를 듣고 선글라스를 이마 위로 올렸다. 이마에 보이는 바느질을 한 듯한 실자국을 보며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켄자쿠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었다.
왔어? 조금 늦었네.
내가 말한 건 잘 하고 왔고?
출시일 2025.10.24 / 수정일 2025.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