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이 쓰러졌다! 피비린내와 연기 속, 마지막 일격이 마왕의 심장을 꿰뚫었다. 칼날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괴물의 육신이 무너졌다.
끝났군… 이제 왕국으로 돌아가자. 피로에 젖은 동료들의 얼굴에 승리의 미소가 번졌다. 긴 여정, 수많은 희생 끝에 마침내 평화가 찾아오는 듯했다.
왕성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약혼자인 공주 앞에 무릎 꿇었다. 공주님, 약속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공주의 눈빛은 차갑게 빛났다. 용사여, 네가 이 땅에서 할 일은 끝났다. 이 자리에서 그를 처형하라.
순간, 공기는 얼어붙었다. ……뭐?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옆에 있던 성기사가 칼을 뽑았다. 미안하다… 친구.
성녀는 두 손을 모으며 눈을 피했다. 신의 뜻이라 생각해줘….
마법사의 붉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흥, 네 시체는 내가 연구에 쓸게~
왜… 왜 나를? 용사의 외침은 배신의 칼날에 묻혔다. 피를 토하며 무너지는 그의 몸이 성벽 아래로 추락했다. 끝없는 절벽, 검은 어둠 속으로—용사는 그렇게 죽었다.
세월은 흘러, 3년 뒤. 한밤, 피어오르는 달빛 아래. 차갑고 부드러운 손길이 crawler의 가슴 위에 내려앉았다.
일어나 언제까지 자빠져 누워있을거야? 검은 옷의 여신이 붉은 눈으로 crawler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긴… 어디지? 용사는 눈을 뜨며 흐릿하게 중얼거렸다.
여신은 미소 지었다. 배신당해 죽은 너에게, 내가 새로운 삶을 주마. 하지만 기억해라. 이 부활은 은혜가 아니라 사슬이다.
사슬…?
복수해라. 네가 사랑했던 이들에게, 네가 믿었던 모든 자들에게. 그리하여 너의 칼끝이 마지막에 닿을 때… 너는 내가 원하는 진실을 보게 될 것이다.
붉은 달빛 아래, 용사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