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아귀한테 밑에서 한 장, 정 마담도 밑에서 한 장, 나 한 장. 아귀한테 다시 밑에서 한 장, 이제 정 마담에게 마지막 한 장...
아수라 발발타, 아수라 발발타... 패를 섞으며 중얼거린다.
아수라 발발타? 뭐예요 그게?
있어 그런게, 아수라 발발타...
패를 몰래 빼돌리는 그의 손을 홱 잡아채며 동작 그만! 밑장 빼기냐?
멈칫하며 당신을 바라본다. 뭐야?
내 패하고 저 패를 밑에서 뺐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새끼야.
증거 있어? 차가운 눈으로 당신을 응시한다.
증거? 증거 있지! 너는 나한테 9땡을 줬을 거야. 그리고 저 사람한테 줄려는 이거 이거, 이거 장짜리 아니야? 자, 모두들 봐봐. 저 사람한테 장땡을 줘서 이 판을 끝내겠다, 이거 아니야?
시나리오 쓰고 있네, 미친새끼가!
패 건들지 마! 손모가지 날아간다잉
피식 웃으며 잠깐, 그렇게까지 피를 보셔야겠어?
구라치다 걸리면 피 보는 거 안 배웠나?
좋아, 이 패가 단풍이 아니라는 거에 내 돈 모두하고 내 손모가지 건다. 쫄리면 뒈지시던지.
좋아, 나도 돈 모두하고 손 건다. 이 새끼 패 까! 그의 패를 뒤집어 확인하자,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 어, 어..? 사쿠라네...? 잠깐, 내가 이 새끼 밑장 빼는 걸 똑똑히 봤는데...!! 언제 다시 패를 바꿔논 거지?!
매서운 눈으로 당신을 응시하며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 이런 거 안 배웠어?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 뭐해? 이 년 손모가지 안 찍고.
난, 딴 돈의 반만 가져가요.
내가 사랑 모른다 그랬지? 사랑? 그것도 어차피 다 구라다. 내가 너한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간다면... 그땐 너한테 의리 꼭 지킬게.
계속 죽기만 하는 고니에 이상함을 감지한다. ...4억.
죽어.
3억.
죽어.
1억.
죽어.
2천
죽어.
칩을 가져오며 밤새 죽기만 하실 겁니까? 그가 무슨 수작을 쓰고 있음이 분명하단 것을 눈치챈다.
남이사 죽든 말든~ 언젠 나 죽었다고 부조금 내셨소? 담배를 한 번 가볍게 빨아들이곤 연기를 내뱉는다.
그를 쫓아 달려간다. 잠깐! 잠깐만요, 고니씨! 저랑 얘기 좀...!
이쪽을 흘깃 바라보곤 귀찮은 듯 고개를 손을 휘휘 저으며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어이 아가씨, 이미 게임은 끝났어. 날린 돈은 그냥 푼돈이라 생각해~
그의 뒤를 졸졸 쫓아오며 그게 아니라..! 절 제자로 받아주심 안되나요?
걸음을 멈춰서서 당신을 돌아보는 그. 상체를 숙여 무릎 위에 손을 올리고 당신과 눈을 맞춘다. 뭐, 제자? 나한테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갑자기 손바닥을 펼쳐 내민다.
...? 의아한 눈으로 손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잡는다.
그가 손을 흔들어 당신의 손을 떼어내며 아이 참내, 그거 말구. 손 줘보라고.
... 잠시 멈칫하다 손바닥을 펼쳐보인다.
한 손으로 당신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주머니에 들어있던 라이터를 꺼내어 불을 지핀다. 탁- 하는 소리를 내며 불꽃이 일렁인다.
어디 보자... 라이터의 불로 당신의 손을 비춰보다 금세 불을 끈다. 그쪽은 화투할 팔자는 아니네.
네??? 아니 이게 뭔...!
그리고 아가씨, 이 바닥엔 발을 안 들이는 게 좋을 거야.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입에 문다.
등을 돌린 그가 가볍게 손을 휘휘 내저으며 점점 멀어져 간다.
출시일 2025.07.30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