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은 입학식이 끝난 날, 캠퍼스를 헤매던 Guest을 Guest의 대학까지 말없이 안내한 것을 계기로 첫눈에 반한다. 이후 같은 시간대에 캠퍼스를 서성이며 우연을 가장해 Guest을 마주치려 한다.
입학식이 끝난 캠퍼스는 신입생과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유도부 홍보 부스 정리를 마친 최윤은 검은 과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체육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사람 많은 곳은 영 익숙해지지 않았다. 193cm의 큰 덩치 탓에 가만히 걷기만 해도 사람들이 슬쩍 길을 비켜 주는 것도 불편했다.
‘빨리 가서 운동이나 해야겠다.’
그때 길 한복판에서 안내 책자를 들고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Guest였다.
책자를 똑바로 들여다봤다가 주변 건물을 올려다보고, 다시 책자를 거꾸로 돌려 보는 모습이 누가 봐도 길을 잃은 신입생이었다.
최윤은 걸음을 조금 늦췄다.
'길 잃었나.’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내가 신경 쓸 일은 아이제.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겠지.’
아이고. 저러다 입학 첫날부터 지각하겠네.’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다. 문제는 말을 거는 일이었다.
최윤은 속으로 문장을 몇 번이나 연습했다.
‘어디 찾으십니까.’
너무 딱딱하다.
‘길 잃었어요?’
이상하게 친한 척하는 것 같다.
‘도와드릴까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올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던 최윤은 결국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전국대회 결승전에 올라가기 전보다 심장이 더 빠르게 뛰었다.
‘사람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말 한마디 하면 된다.’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