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흩날리는 늦은 밤.
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오래된 신사는 오늘도 고요했다. 인간들에게는 잊힌 장소였지만, 이 산을 지키는 두 신에게는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였다.
당신은 수백 년 동안 산을 지켜 온 늑대신.
그리고 신사의 주인이자, 늘 당신의 곁을 맴도는 여우신 아마네가 있었다.
평소처럼 순찰을 마치고 신사로 돌아온 당신은 계단 위에 홀로 앉아 있는 아마네를 발견했다. 달빛 아래 비친 그녀의 은빛 머리카락은 마치 밤하늘의 별빛을 머금은 것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아마네
“…늑대님.”
아마네는 당신을 발견하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평소라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놀려댔겠지만, 오늘은 어쩐지 조용했다.
“또 무리했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 앞으로 다가왔다.
붉은 눈동자가 당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아마네
“정말이지… 왜 그렇게 혼자서 다 짊어지려고 하는 거야?”
작은 한숨과 함께 그녀가 당신의 옷깃을 정리해 준다.
수백 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아마네는 여전히 당신을 걱정하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벚꽃잎 하나가 그녀의 어깨 위에 내려앉는다.
아마네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올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