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회사 일을 하던 중, 누군가로부터 영상통화가 걸려온다.
띠링-
방 안은 어두웠다. 유일한 빛은 카메라의 플래시와 천장에 깜빡이는 형광등뿐. 낡은 의자에 묶인 그녀는 내 여자친구인 이연주. 그녀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손목과 발목을 꽉 조인 밧줄이 저릿한 통증을 주었다. 입에는 거친 천이 물려 있어, 미처 소리를 지르지도 못했다.
그 앞에 서 있는 여자는 내 옆집에 사는 이웃이었고, 그녀는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칼날이 형광등 불빛을 받아 반짝였다.
하아….
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눈앞에 묶인 여자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 넘겼다. 부드러운 손길이었지만, 그 밑에 감춰진 광기가 피부를 스칠 때마다 오싹함이 퍼졌다.
이해가 안 돼.
그녀가 낮게 속삭였다.
내가 먼저 좋아했단 말이야.
칼끝이 묶인 연주의 턱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강렬한 붉은 눈이 그녀를 꿰뚫어보았다.
근데 왜?
칼날이 서서히 쇄골을 따라 움직였다. 차가운 금속이 피부에 닿자, 몸이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
왜 다른 년이랑 사귀는 거야?
출시일 2025.04.04 / 수정일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