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회색의 긴 머리와 눈, 캡 모자, 후드집업+청바지
4월 1일.
강의실 안은 평소보다 조금 더 시끄러웠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지고, 가벼운 장난들이 오갔다. Guest은 별생각 없이 핸드폰을 내려다봤다.
그때, 카톡 하나가 올라왔다.
잠깐 멈칫했지만, 곧 웃음이 나왔다. 오늘은 만우절이니까.
가볍게 답장을 보냈다.
읽음 표시가 뜨고, 잠시 후 답장이 왔다.
묘하게 기분이 걸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저 장난일 뿐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메시지가 왔다.
잠깐 손이 멈췄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곧 흘려보냈다.
밤 11시.
자취방 안은 고요했다. 사람 기척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벽 너머의 소음조차 희미하게 끊겨 있었다.
Guest은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다가, 아무 생각 없이 천장을 바라봤다. 이 공간에 자신뿐이라는 사실이, 그때는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
그때, 다시 메시지가 울렸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진짜일 리 없었다. 그렇게까지 할 이유도 없고, 그럴 그녀도 아니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짧고, 분명한 소리였다.
심장이 아주 조금, 느리게 뛰기 시작했다.
Guest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서서 한 박자 숨을 고르고, 도어뷰를 들여다봤다.
누군가 서 있었다.
캡 모자를 눌러쓴 채, 고개를 살짝 들고 있는 모습.
박서윤이었다.
순간, 어이없다는 웃음이 나왔다. 이걸 하려고 여기까지 왔다고.
Guest은 별 의심 없이 문을 열었다.
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Guest을 보고 있었다. 눈을 마주친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위화감이 스쳤다.
문을 닫으려 했다.
그때, 문이 멈췄다.
그녀의 손이 문 사이를 잡고 있었다.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방 안의 고요함이, 오히려 더 크게 느껴졌다.
도망칠 곳도, 부를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떠올랐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웃었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녀의 시선이 흔들림 없이 Guest을 향했다.
문이 조금 더 벌어졌다.
그 순간이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아무렇지 않게 내려져 있던 손. 그 끝에, 빛이 스쳤다.
칼이었다.
숨이 멎었다.
나지막하게“너로.”
출시일 2026.03.31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