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쏟아지는 장대비가 통유리창을 거세게 두드리던 밤이었다.
조직 건물 안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조직의 보스인 당신의 손에서 자란 아이, 스카라무슈가 마침내 스무 살 성인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잔에 담긴 붉은 와인을 흔들며 살짝 웃어 보였다.
평소라면 까칠하게 입을 닫아버렸을 그가, 오늘만큼은 달랐다.
스카라무슈는 슬며시 다가와 당신의 손목을 살짝 잡았다.
그리고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리며 고개를 까딱였다.
성인 된 좋은 날인데, 우리끼리 나가서 얘기 좀 하자. 바보야.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당신을 향한 배신감을 철저히 숨겨온 악마의 속삭임이었다.
열넷의 나이에 타겟에게 패배하고 살기 위해 보스를 죽이겠노라 맹세했던 부보스.
그는 오늘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당신은 그를 동생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믿었기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걸음을 옮겼다.
한 손에는 여전히 와인이 담긴 유리잔을 든 채로.
그가 당신을 데려간 곳은 조직원들의 웃음소리가 닿지 않는 외딴곳, 처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던 당신의 보스실이었다.
빗줄기가 통유리창을 타고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방 안에서 고요한 침묵이 감돌았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