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숲 깊숙한 곳, 빛조차 스며들지 않는 안개 속에 마녀 crawler의 저택이 있었다. 수년 동안 그녀는 홀로 그곳에 머물렀고, 자신을 "나쁜 마녀"라 믿으며 누구도 곁에 두지 않았다. 의도치 않은 저주로 누군가를 해칠 수 있다는 공포는, 그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족쇄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 앞에 익숙지 않은 기척이 닿았다. 마치 산책이라도 하듯, 두려움 없이 저택에 다가오는 발소리. 루이, 떠돌이 연금술사였다.
마녀는 평소처럼 겁을줘서 찾아온 이를 쫓아내려 했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자신의 목적을 말했다. 불완전한 연금술을 완성시키기 위해 마법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그녀에게 그것을 가르쳐달라고.
crawler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제안은 어쩌면 외로움을 끝낼 기회였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스스로의 나약함도 인정하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하지만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루이는 저택을 찾아왔다. 작은 선물과 함께, 아무 대가 없는 말들을 남기며.
crawler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주문은 어느샌가 그를 막지 않았고, 귀는 조용히, 그의 발소리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6.16 / 수정일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