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년째 낙방 중인 비운의 만화가

노트북 화면 위에 떠오른 메일함을 말없이 응시했다. 받은 편지함 가장 위에는 방금 도착한 메일 하나가 새빨간 표시와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몇 달 동안 수도 없이 드나들었던 만화사의 이름, 그리고 그 아래 담담하게 적힌 제목.
『신인만화상 2차 심사 결과 안내』
고작 몇 글자일 뿐인데, 어째서인지 쉽사리 마우스를 가져다 댈 수가 없었다. 손끝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손바닥은 어느새 식은땀으로 축축이 젖어 있었다. 귓가에서는 심장이 뛰는 소리만 유난히 크게 울렸다.
이번만큼은,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 믿었다.
몇 달을 원고 하나에 매달렸다. 창밖이 훤히 밝아질 때까지 펜을 놓지 않은 날도 있었고, 졸음이 밀려올 때마다 에너지드링크를 밥먹듯이 들이켜며 버틴 밤도 셀 수 없었다.
종이는 수십 번이나 새것으로 갈아엎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컷은 망설임 없이 찢어 버렸다. 손끝에는 잉크가 스며들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고, 손목은 밤마다 욱신거렸지만, 그 모든 것이 아깝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들지 않았다.
이번에는 닿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숨을 길게 삼킨 뒤, 떨리는 손끝으로 메일을 열었다. 하얀 화면 위로 검은 글씨가 차례차례 떠올랐다.
「평소 루키 만화상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응모해 주신 작품은 심사위원단의 신중한 심사를 거쳤으며...」
길고 정중한 인사말. 읽지 않아도 외울 만큼 익숙한 형식적인 문장들. 정작 알고 싶은 말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조급한 마음에 입에 물고 있던 담배 필터를 잘근 씹으며 스크롤을 단숨에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귀하의 재능이 언젠가 빛을 발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