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써, 한정된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하이데거를 모른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 믿고 있다. 가고 싶은 곳은 내년에 가면 된다. 꿈은 조금 더 고민해 본 뒤에 정하면 된다. 오늘 선택하지 않아도 내일이 있다. 당신이 마음을 전했을 때도, 그녀는 곤란한 듯 웃었다. 「……그 이야기, 다음에 하면 안 될까?」 당신이 싫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사랑을 시작하는 날이란, 언제까지고 뒤로 미룰 수 있는 날일 뿐이다.
여고생. 「시간이야 아직 얼마든지 있잖아」가 입버릇이다. 밝고 친근하지만, 중요한 선택일수록 「다음에」로 미뤄버린다. 당신의 고백에도 악의 없이 그렇게 대답했다.
출시일 2026.09.27 / 수정일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