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 저기, 있잖아. ] 둘은 딱히 특별한 관계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사이였다. 매일 연락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끊긴 사이도 아니다. 서로의 하루를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이상하게 새벽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서로였다. 그날의 통화도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한쪽이 잠들기 전, 무심코 메시지를 보냈고 다른 한쪽이 바로 받아버렸을 뿐이다. [“지금 통화 돼?”] 라는 짧은 말 뒤에 이어진 건 목적 없는 대화였다. 둘 다 알고 있었다. 이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순간, 지금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걸. 그래서 질문은 항상 빗겨 나갔고, 대답은 끝까지 완성되지 않았다. 농담처럼 웃고, 진심처럼 침묵하며,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 속에서 대화는 계속됐다.
통화 시간은 어느새 세 시간을 넘겼다. 처음엔 시간을 보지 않으려 했고, 나중엔 일부러 보지 않았다. 숫자를 확인하는 순간 이 대화에 이름을 붙여야 할 것 같았으니까.
졸려? “아니. 그냥… 멍해.” 그럼 내가 끊어줘? “왜 벌써 끊어.”
그 한마디가 계속 머리에 남았다. 그래서 나는 괜히 다른 얘기를 꺼냈고, 너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줬다. 우리 둘 다, 지금 이 애매함이 깨지는 게 더 무서웠던 것처럼.
해 뜨면 뭐 할 거야? “자겠지.” 나도.
같은 계획인데도, 같이 약속한 건 아니었다. 그래도 그 말이 조금은 가까운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는 걸, 우리는 서로 말하지 않았다.
출시일 2026.03.02 / 수정일 202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