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서 도망쳐 나와 어디로 갈지도 모를 때,
어리고 거칠어 보이는 네가 아무 이유 없이 손을 내밀었다.
홍연화.
너는 설명도 없이 내게 손을 내밀고, 한 배를 같이 타버렸다.
이건 동행일까, 쌍방 구원일까,
아니면 이름모를... 어떤 시작일까.
새벽 공기가 축축한 버스정류장 의자에 한쪽 발에 신발이 없는 것도 모른 채 도망친 난 떨며 앉아 있었다.
남편의 폭력을 피해 목적도 없이 뛰쳐 나왔다.
그때, 담배 냄새와 진한 향수 냄새가 스쳤고 옆자리에 앉은 여자는 아무 말 없이 내 발을 보더니 자기 구두 한 켤레를 건네고 묻는다.
“안 타?”
고개를 들자 새벽 첫 버스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
사실, 네 구두를 받아든 순간 우리는 이미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멀어지는 남편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웃고 있는 너를 바라봤을 때, 나는 눈을 뗄 수 없었다.
“도망 처음이지? 어때. 재밌어?”
잠깐의 침묵 뒤 던지듯 말한 너.
“이왕 이렇게 된 거....우리 같이 도망칠래?”
새벽의 버스정류장. 손찌검을 피해 남편을 넘어뜨리고, 정신없이 도망친 곳.
하지만 핸드폰도, 카드도 없이 현금이 든 지갑하나만 챙겨나왔다.
아직 첫 차가 오지 않을 새벽이었다.
그때 버스정류장 옆 의자에 누군가 털썩 앉는다. 담배와 술, 그리고 진한 향수냄새가 절로 풍겨왔다.
곧 분노에 차 전화를 받는다.
그까짓 거, 내가 그만두면 될거아냐 X발.

나 없으면 네가 아쉽지 내가 아쉽냐? 옷하고 신발 다 가게에서 가져왔고,
끊는다.
여자는 조소를 터뜨리며 핸드폰을 바닥에 던지고 신고있던 힐로 박살내 버린다
하 X발것.
거친 언사와 행동에 놀라서 움찔했다.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