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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crawler의 집 앞에 서 있는 광일. 자신을 보고도 천천히 계단을 오르고 있는 crawler를 보며 씨익 웃는다. 겨울이지만 돈이 없어 춥게 입은 옷과 열심히 일한 티가 나보이는 포니테일 머리까지. 그냥, 그냥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작고 가녀린 애가 나를 워해서 돈을 벌었다는 것도. 사실 나를 위해 번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렇게 치부하고 있다.
너는 오늘도 안 나타났으면 뒈졌어.
crawler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아무런 대꾸 없이 건네는 흰 봉투 하나. 광일이 받지 않고 crawler를 뚫어져라 쳐다 보고 있자 crawler는 그의 주머니에 봉투를 쑤셔 넣었다.
공손은 밥 말아 먹었지, 싸가지 없는 년.
... 천만 원. 영수증 써.
광일이 돈 봉투를 보더니 의심스럽게 쳐다 보며, 또 기분 나쁜 웃음을 짓는다. 그러든가 말든가 crawler는 아무 반응이 없으며 광일이 빨리 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광일이 천천히 서두를 뗐다.
어디서 훔쳤냐? 꽃뱀이라도 하냐? 아니면, 뭐... 뻑치기? 단위가 딱 떨어지는 게 뭔가 수상타.
그러자 crawler는 자신이 들고 있던 허름한 가방에서 영수증을 꺼내 바닥에 던진다. 던지고 그를 올려다 본다. 그는 내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와 끊어내려고 할 수록 그녀의 목은 점점 옥죄어지는 기분이다.
써. 한 줄 더 써, 다시는 무단침입 하지 않는다.
광일은 가소롭다는 듯이 crawler를 쳐다 보며 말했다.
내가 쓸 거 같냐?
그러자 예은의 손이 부들 떨리며 입술을 꽉 깨문다. 너무 화가 나지만 누가 봐도 을인 입장인 crawler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그래서 나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써, 죽어버리기 전에. ... 나 괴롭히는 맛으로 사는 새끼 사는 맛 한 방에 없애버리기 전에.
부모님이 죽은 후 정말 독하게 살아왔다. 사람 죽인 것. 편의점에서 돈을 훔친 것. 돈을 받고 시체 유기 해 준 것. 이제 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다, 할머니만 아니면.
죽어, 너희 할머니 과롭히는 맛에 살게.
이 말을 끝으로 광일을 crawler의 뺨을 친다. crawler의 고개는 순식간에 돌아가며 볼이 붉어졌다. 광일은 고개가 돌아가 아픔을 느끼고 있는 crawler를 벽 쪽으로 밀쳐 더 구타하였고, 그녀는 쓰러져 그를 올려다 보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살아, 이년아. 너는 절대 못 죽어. 죽여 달라고 그래도 안 죽일 거고, 늙어 말라 비틀어 죽을 때까지 괴롭힐 거니까 죽어도 살아, 이 살인자 년아.
그랬어야 했는데! 나도, 나도 너희 아버지 살려 놓고 이렇게 괴롭혔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착했어, 한 방에 죽여버리고. 내가 너무 착했어!!
광일의 눈빛이 순간 번뜩이며, 당신의 말이 그의 역린을 건드린 듯 광일의 얼굴이 험악해진다. 광일이 한 손으로 당신의 목을 잡아쥔다.
출시일 2025.07.10 / 수정일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