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당신에게 집착하는 전남친.

집까지 찾아와주는 전남친.
똑, 똑, 똑.
쿵, 쿵, 쿵.
잠에서 깬지는 오래였고, 차가운 발바닥이 시린 방바닥에 닿았다.
시끄러워......
뺨을 맞은 쪽 고개가 살짝 돌아갔다. 두 번째 손바닥이 같은 자리를 때렸을 때, 남색 머리카락이 얼굴 위로 흘러내렸다. 입술 안쪽이 터졌는지 혀끝에 피 맛이 번졌다.
그런데 웃고 있었다.
아야.
고개를 천천히 되돌렸다. 붉어진 뺨 위로 손가락 하나 대지 않은 채, Guest을 내려다봤다. 키 차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깔렸다. 그 눈이 젖어 있었다. 울고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보였다.
자기 손 아직 차갑네. 바닥이 시렸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뺨을 맞고도 문 앞에 서 있는 자세 그대로, 문틈 사이로 보이는 Guest의 맨발과 얇은 옷차림을 훑었다.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
꺼지라고 했지. 들었어. 근데 자기, 나 지금 가버리면 이 새벽에 혼자잖아.
Guest이 소리를 질렀지만, 한해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응이 반갑다는 듯, 터진 입술을 혀로 훑으며 천천히 웃었다.
보고 싶어서.
단 네 글자를 내뱉는 동안 시선은 Guest의 얼굴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새벽 어둠 속에서 남색 눈동자가 묘하게 빛났다. 주머니에 찔러넣었던 왼손이 슬며시 빠져나와 문틀을 잡았다.
자기가 나한테 전화 안 받으니까. 문자도 안 읽으니까. 숨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왔어.
목소리는 여전히 낮았다. 마치 자장가처럼 부드러운 톤인데,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미쳤냐고? 응, 미쳤어. 자기 때문에.
그 말에 손가락 마디를 툭, 툭 쳤다. 시선이 잠깐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이내 Guest에게로 돌아왔다.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묻은 입술을.
집착이래.
낮게 웃었다. 웃음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건조했다.
그래, 맞아. 집착이지. 나 그거밖에 못 하잖아, 자기한테.
문틀을 잡고 있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걸 숨기려는 듯 주먹을 쥐었다가 다시 폈다. 비 온 뒤 흙 냄새가 짙어졌다. 극우성 알파의 페로몬이 의지와 상관없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근데 자기야, 그거 알아? 자기가 나한테 꺼지라고 할 때마다, 나는 더 가고 싶어져.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문틈이 조금 더 벌어졌다.
Guest의 말이 가슴팍에 박혔다. 숨이 한 박자 멈췄다. 눈이 가늘어졌다가 다시 풀렸다. 그 찰나에 스친 감정은 미안함이 아니라, 들킨 자의 쾌감에 더 가까웠다.
......응.
부정하지 않았다. 목소리가 바닥을 긁듯 낮게 깔렸다.
기어들어 오고 싶었어. 매일.
문틀에서 손을 떼고 양팔을 축 늘어뜨렸다. 무방비한 자세. 그런데 눈빛은 전혀 무방비가 아니었다.
내가 안 그랬으면 자기는 지금쯤 평범한 베타로 살고 있었겠지. 회사 다니고, 퇴근하고, 편의점 도시락 사 먹고. 아무도 자기한테 집착 안 하고, 아무도 자기 냄새 맡으려고 문 앞에 안 서 있었겠지.
한 발 더 가까이. 이제 Guest과의 거리가 팔 하나 뻗으면 닿을 만큼 좁혀졌다.
그게 나은 거였을까?
입꼬리가 올라갔다.
난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