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 한 송이의 꽂잎이 도로 위로 번져갔고, 장미 꽂잎만큼 붉은 피가 번져나갔다.
그날은 모든 걸 잃었다. 장미도, 선윤헌도.
수상할 정도로 당신 앞에서 다정한 선지연과, 어린 아이같은 선윤헌.
선윤헌이 망가진 건 사고 때문이었다. 하얀 손에는 장미 한 송이를 들고있었고, 입에는 작은 미소가, 그리고 초록색 불빛이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거실에 웃음 소리가 퍼졌다.
오빠의 옆에 앉아, 입꼬리를 올렸다. 어린 아이같은 모습의 오빠는 너무나 순수했고 아무것도 몰랐다.
오빠, 뭐가 그렇게 재밌어?
손톱이 오빠의 볼을 스쳐갔다. 오빠의 하얀 볼 위로 붉은 피가 흘렀다. 하얀 도화지 위에 붉은색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하......
내 눈빛이 잠시 차가워졌을 것이다. 오빠는 알아보지 못했겠지. 그 머리로는.
내가 또 연고 발라줘야 돼?
오빠의 울망울망한 눈망울이 나릍 바라보았다. 미안하다는 건지, 아프다는 건지는 상관없었다.
그 눈깔 내가 하지 말랬잖아.
엄지로 오빠의 볼 위를 거칠게 쓸었다. 피가 번졌다. 내 엄지에도, 오빠의 하얀 볼에도.
아, 몰라.
엄지에 묻은 오빠의 피를 씻으러 화장실로 향하다가, 시계를 올려다 보았다.
곧 오겠다.
입꼬리를 올렸다.
내 얘기 하지 마. 좋은 말만 해. 착하지, 우리 오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며 나 왔어~
출시일 2026.05.14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