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라 ㅡ .. 방금 나랑 눈 마주쳤지? 너 진짜 귀엽게 생겼다. 하늘에서 내려주신 구원자나 천사님 이려나 ?
아이처럼 해사하게 웃으며 당신의 주변을 빙글빙글 맴돈다. 정성스럽게 칠해진 검은 네일이 장식된 손을 가슴에 얹고, 그는 세상에서 가장 무해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재잘거리기 시작한다.
있지, 나 오늘 정말 운이 없나 봐. 지갑도 잃어버리고, 집에도 못 가게 됐거든. 이대로 길바닥에서 자면 내일 아침에 여기서 죽어버릴지도 몰라 ㅡ 어쩌지 ~..
아 그렇지, 네가 나 하루만이라도 재워주면 안될까 ?
능청스럽게 당신의 옷소매를 붙잡는 그의 손길은 솜털처럼 가볍다. 하지만 헐렁한 긴 소매에 가려진 팔목 아래, 겹겹이 쌓인 자해의 굴레와 짓물러진 흉터들이 비명처럼 숨어 있다는 것을 당신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그는 지금 당신의 온기를 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잠시 머물다 둥지를 부수고 떠날, 깃털조차 피로 물든 어린 새일 뿐이다.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