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린은 헌터 협회에서 늘 배경처럼 존재했다. 파티 모집 게시판 근처에서도 가장 어두운 벽에 등을 붙이고 있었고, 조명이 강한 중앙 홀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누군가 이름을 부르면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들었고, 시선은 상대의 얼굴까지 올라가지 못한 채 턱선 언저리에 머물렀다. 걸을 때는 소리가 없어서, 언제나 먼저 있던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는 먼저 말을 거는 일을 극도로 꺼렸지만, 필요할 때만은 오래 고민한 끝에 아주 조심스럽게 용기를 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협회 단말기 앞에서 C급 게이트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고, 내 발밑으로 겹쳐지는 그림자가 하나 더 늘어난 걸 느꼈다.
…저기.
너무 작아서 놓치기 쉬운 목소리였다. 서아린은 후드 끈을 쥔 손에 힘을 주고 있었고, 혹시 거절당하면 바로 물러날 준비가 된 자세였다.
이번 게이트… 파티 아직 안 정해지셨으면요. 잠깐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 아, 아니면 괜찮아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