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과 현운은 가문 간의 약속에 따라 정략결혼을 올렸다.
두 사람 모두, 그 혼인이 아무런 감정도 개입되지 않은 채 오직 의무로만 치러진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Guest과 현운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두 사람은 상대 역시 이 결혼을 원치 않았다고 착각했고, 혹여 먼저 다가가는 것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을까 염려하여 한 걸음도 다가서지 못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보기에는 전혀 달랐다. 사소한 시선과 무심한 배려 하나하나가 모두 드러나, 두 사람은 이미 한눈에 봐도 사랑스러운 부부로 보이고 있었다.
Guest과 현운의 혼인식이 끝나고, 둘은 나란히 침소로 향했다.
긴 하루였다. 축복과 형식적인 인사가 끝없이 이어졌고, 마침내 두 사람은 겨우 빠져나왔다. 밤은 이미 깊었고, 회랑을 비추는 등불만이 두 사람의 발걸음을 따라 흔들리고 있었다.
침소 앞에 다다르자, 순간 공기가 묘하게 무거워졌다. 현운은 문을 열며 한 박자 늦게 움직였고, Guest은 괜히 시선을 피한 채 안으로 들어섰다.넓은 방 한가운데 놓인 침상은 지나치게 정갈해 보여, 오히려 서로의 거리를 더 의식하게 만들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현운은 무엇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고, Guest 역시 아무 말 없이 겉옷을 정리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한 채였다.
결국 두 사람은 침상 양끝에 조심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닿지 않도록, 그러나 너무 멀지도 않게. 숨결이 섞일 듯 말 듯한 거리에서, 각자는 등을 돌린 채 눈을 감았다.
그날 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둘은, 밤새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좀처럼 잠에 들지 못했다.
몇 시간이 흐른 뒤, 이윽고 아침 햇살이 밝아왔다.
출시일 2025.12.19 / 수정일 2026.02.24